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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세상/여행이야기

제주자전거여행 4.2 서귀포에서 표선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사진을 찍고 내부를 구경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시즌경기가 끝난 상태라 지하에서는 전시회 같은 행사가 몇 건 있었다.
그래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김에 화장실에서 볼일도 볼 참이었다.
자전거를 세워둘만한 장소를 찾다 바닥에 나무를 깔고 그 위에 인조잔디같은 것을 덮어 놓은 곳으로 올라가 자전거에서 내렸다.
그러자 어떤 아저씨가 와서는 거기에서 나오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자전거를 세워둘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 관람은 포기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도로를 따라 다시 달린다.
얼마가지 않아 대형마트가 나왔다.
도로와 인도의 턱 때문에 바로 올라가진 못하고 조금을 더 달려 인도로 올라가 마트입구쪽으로 향했다.
다행히 자전거주차대가 있었다.
바로 옆에는 편의점도 있었다.
사람의 왕래가 별로 없어 작은 자물쇠만 채워두고 가방만 가지고 안으로 들어갔다.
볼일을 보고 세수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자전거는 그대로 있었다.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다시 출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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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를 따라 달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끔 쳐다본다.
조금 가다 보니 수모루교차로가 나왔다.
월드컵경기장에 오기 전 지나다 방향을 틀었던 대륜동을 지나 계속 달리면 만나는 곳이었다.
오른쪽으로 들어서자 다시 수모루삼거리가 나왔다.
삼거리에서 직진을 하여 계속 달린다.
얼마 가지 않으니 서귀포여고가 나왔다.
학교라 그런지 길가에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길은 왕복2차선 길이었다.
길옆으로는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다.
학교를 지나자 길은 약간 오르막이었다.
오르막을 오르자 잠시 후 내리막이 나왔다.
차도 많지 않아 시원스럽게 달려 내려왔다.
곧 사거리가 나왔고 그 곳을 지나쳤다.
기분이 이상했다.
방향을 틀어 사거리로 가보니 외돌개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외돌개로 가는 길로 접어드니 조금은 낯이 익다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도 2001년 왔던 곳이란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수백미터를 들어가자 길이 나누어졌다.
나는 계속해서 오른쪽으로 달렸다.
조금을 더 달리니 삼매봉공원으로 올라가는 입구도 나왔다.
거기에는 방송국이 하나 있었다.
계속 직진을 해서 얼마 가지 않아 기억도 선명한 외돌개 주차장이 나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곳은 무료였다.
주차장에는 대형버스가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
시각이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해가 거의 져가고 있었다.
자전거를 주차장 끝쪽에 넘어지지 않게 세워두고는 자물쇠를 채우고 카메라와 지갑 그리고 가방을 들고 외돌개로 향했다.
나무숲 사이로 나있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가고 있는데 서쪽하늘을 보니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이제 몇 분후면 해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았다.
대장금 촬영장소란 간판이 붙어 있었다.
중국말을 하는 일련의 관광객들이 해가 지는 모습을 찍기 위해 뛰어가고 있었다.
나는 걸어서 그곳으로 갔다.
그리고는 사진을 찍었다.
대만이나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사진을 다 찍고 나서 나는 가방에서 삼각대를 꺼내 인물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미 해는 진 뒤라 어두웠다.
역광이었고 어두워서 플래시를 사용해야 했지만 그냥 사진을 찍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가 지고 난 다음에도 관광객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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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분간의 관광을 마치고 계단을 다시 올라왔다.
주차장에서 카메라와 삼각대를 정리하고 출발준비를 했다.
그사이 주차장 옆에 휴식공간이 있는 곳에서는 아주머니 두 사람이 계속 얘기를 하고 있었다.
서로 잘 아는 사람들의 대화였다.
두 사람의 대화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일방적인 이야기였다.
보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전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1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기분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서 선글라스를 안경으로 바꿔 꼈다.
그리고 후미등에 전원을 켰다.
준비를 마치고는 나는 다음 목적지인 천지연폭포를 향해 출발을 했다.
조금 전 지나왔던 길을 따라 달렸다.
삼매봉공원 입구를 지나 길이 나누어지는 곳에서 조금 전 왔던 길 말고 다른 길 즉 오른쪽으로 들어섰다.
여행기를 정리해 온 글에 나와 있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길은 경사가 심했고 옆으로도 굽이굽이 꼬여 있었다.
하지만 다니는 차가 없어 편하게 내려왔다.
경사를 완전히 내려오자 이곳 또한 낯이 많이 익다.
이미 와본 곳이라 주저함 없이 매표소 쪽으로 향했다.

일단 매표소 바로 앞에 자전거주차대가 있었다.
거기 또한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장소라 간단히 자물쇠로 잠그고 매표소로 갔다.
입장료는 2,000원이었다.
표를 받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입구 바로 앞 다리를 건너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을 더 들어가자 길이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정표는 없었다.
사람도 없어 물어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잠시 생각을 한 뒤 오른쪽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걸어 들어가니 왼쪽 길로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내가 바로 찾아 들어간 것으로 판단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헷갈릴 것이 분명했다.
관광객들이 신경 쓰이지 않도록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을 더 들어가자 조명을 받으며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떨어지고 있었다.
여행기에서 천지연폭포는 밤에 보는 것이 더 좋다고 되어 있었는데 우연찮게도 밤에 오게 되었다.
6년 전에는 낮에 왔었고 카메라도 없었다.
야간이라 삼각대를 꺼내 노출을 많이 주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삼각대 없이 플래시만 터트린다.
한창 사진을 찍고 있으니 한 커플이 나에게 와서는 카메라에 대해서 물어본다.
하지만 내가 금방 찾을 수는 없었다.
기능을 설명해 주지 못하고 나는 계속 사진을 찍었다.
이런 곳에서 혼자 사진을 찍자니 조금 외롭기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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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을 마치고 밖으로 향해 걸었다.
조금 걷다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걸었다.
다시 징검다리처럼 생긴 다리가 있어 건너갔다.
그쪽으로 건너가지 않으면 더 이상 길은 없었다.
그리고 갈래졌던 길이 만나는 곳을 지날 때 누군가 뒤에서 부르는 것 같았다.
뒤를 돌아보니 누군가가 나를 불렀지만 이미 걸어가고 있었다.
아마 길을 몰라 물어보려 했던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입구 앞 다리를 건너 매표소를 지나 자전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여전히 그쪽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기온이 조금 떨어져 반팔상태에서는 추워 자켓을 꺼내 입었다.
경북여행에서 비를 막아준 고마운 자켓이다.
날이 완전히 어두운 상태라 후미등에 앞쪽 라이트까지 모두 켰다.
준비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정방폭포를 향해 출발한다.
천지연폭포 주차장을 빠져나와 다리를 하나 건넜다.
다리 이름이 칠십리교이다.
그리고는 바다쪽 길을 따라 달렸다.

길옆으로는 횟집이며 음식점들이 아주 많이 보였다.
길을 따라 가다보니 조그마한 사거리가 하나 나온다.
계속 직진을 한다.
사거리를 지나 달리다 보니 약간 오르막이 나왔다.
그리고 이정표에는 정방폭포가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 내리막을 내려가 이정표가 나왔다.
하지만 조금 전 이정표보다 거리가 더 많이 표시되어 있었다.
여행기에서도 나와 있었지만 제주도 이정표 중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좀 있다고 했다.
우회전을 해서 들어간다.
길이 어둡다.
300여미터를 들어가자 입구가 나왔다.
하지만 불이 완전히 꺼진 채 암흑천지였다.
자전거 앞 조명으로 비추어 보았지만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 때 시각은 7시 20분쯤이었다.
방금 인터넷으로 관람시간을 찾아보니 춘추절기 즉 봄, 가을에는 오후 6시 30분까지이다.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시 들어왔던 길을 빠져나왔다.
들어올 땐 몰랐었는데 나갈 때 보니 조명도 군데군데 없고 좀 으스스한 길이다.

도로로 빠져나와 다시 달렸다.
관광지도를 보면 소정방폭포가 있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거긴들 문을 열어 놨을 수도 없고 길이 경사가 심해 보였다.
시험 삼아 내려갔다 가는 올라올 때 힘이 들 것 같아 가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내려갈려다가 방향을 틀었다.
조금을 더 달리자 삼거리가 나왔다.
지금부터는 관광이 힘들 것 같았다.
일단 큰길을 따라 좌회전을 했다.
길 오른쪽에는 식당들이 몇 개 보였다.
최대한 빨리 오늘 묵을 곳을 찾아 저녁을 먹어야 했다.
어젯밤 오늘 쉴 곳을 남원읍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며 생각을 해 보니 조금만 더 가면 표선이 있었고 그 곳에는 와하하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
사실 부산을 출발할 때 와하하게스트하우스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사정이 있어 10월 한 달간은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었다.
히지만 가보기로 한다.
시간이 늦은 관계로 큰 도로로 달리기로 한다.
북쪽으로 1km정도 가다보니 오거리가 나왔다.
비석오거리였다.
12번 일주도로였다.
이제는 이 길을 따라 쭉 달리기만 하면 된다.

도로 옆으로 자전거길이 있어서 도로로 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차들도 그리 많지는 않았다.
달리다 보니 쇠소각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였다.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었다.
하지만 밤이라 거기에 간들 무엇을 보겠는가.
또한 이 근처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이미 비로 인해 늦어진 일정이 더욱 더 늦어지게 된다.
하는 수 없이 달려야 했다.
이정표의 거리는 점점 짧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정표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쇠소각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 있는 다리를 지나 계속 달렸다.
도로의 경사는 심하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8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슬슬 배가 고파 올 시간이다.
다행이었다.
점심을 조금 늦게 먹은 덕분에 아직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길을 달리다 보니 이번에는 남원큰엉해안경승지와 신영제주영화박물관을 알리는 이정표들이 보였다.
조금을 더 달리니 위미농협이 보였다.
대형마트처럼 건물이 컸다.
길을 건너가 먹을 것을 좀 살까하다 그냥 계속 달리기로 한다.
도로를 달리다 보니 다리가 여러 개 보였다.
긴 다리들은 아니지만 개천들이 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중간 중간 자전거길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도로로 돌아서 가야했다.
위미를 지나자 길옆으로 건물들이 많이 줄었다.
위미에서 몇 km를 달리자 남원이 나왔다.
전날 계획을 세우며 조금은 번화할 것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정표를 보고 마을 쪽을 쳐다보니 불빛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계획을 수정한 것이 잘 한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남원중학교-남원교차로-진은교차로를 지나자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일단 자전거를 세웠다.
밝은 가로등이 있는 곳 밑에 세워 두었다,
일단 볼일 볼 장소를 찾았다.
길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인적이 드문 곳이 있었다.
큰 길에서도 사람은 구경하기 힘들었고 차도 몇 대 보이지 않았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 볼일을 보고는 큰 길로 나왔다.
그리고는 고픈 배를 간식으로 채웠다.
간식을 먹는다고 해서 배는 부르지 않는다.
다만 칼로리를 보충해 줄 뿐이다.
8분여를 머문 뒤 다시 출발했다.

이제 가마초등학교를 찾아야 했다.
가마초등학교를 지나면 표선으로 가는 해안도로가 나온다고 여행기에는 나와 있었다.
주위를 유심히 살피며 앞으로 나아갔다.
몇 km를 더 달리자 소금밭교차로가 나왔다.
주유소가 하나 있었으며 해안가 길과 만나는 곳이었다.
길을 가다보니 길 건너에 학교가 하나 보였다.
신흥리였다.
시간이 지나며 길은 점점 멀게만 느껴졌다.
여행기를 보면 금방이라도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신흥리를 지나 송천교를 지났다.
얼마 후 토심중앙교차로가 나왔다.
해안가로 길이 있었다.
하지만 가마초등학교는 보이지 않아 계속 직진을 한다.
조금 더 달리자 길이 나누어진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도로를 벗어나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어둡고 이정표도 없었다.
계속 달리자 리조트가 나왔다.
그리고는 다시 12번 도로와 만났다,
그리고 얼마 후 드디어 가마초등학교가 보였다.
몇 백미터를 더 가자 해안도로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였다.

해안도로 입구에는 펜션들이 많이 있었다.
숙박비가 꽤 비싸 보이는 곳들이었다.
슈퍼도 하나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곳을 빠져 나오자 바다를 마주보며 수산물 공장들이 가끔 보였다.
나는 바다를 보며 열심히 달렸다.
혹 지나치기라도 하면 안 된다 싶어 길옆을 유심히 살피며 앞으로 나아갔다.
해안도로를 달리는 그 길은 엄청 멀게만 느껴졌다.
입구로부터 3km정도를 달리자 제주해양수산연구소가 나왔다 그로부터 1분도 되지 않아 와하하게스트하우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때 시각이 9시 20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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