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을 나오자 계속 내리막이다.
감포와 불국사길로 나누어지는 곳을 지나자 더더욱 경사가 심해진다.
뒤에 30kg이 넘는 짐이 있는 관계로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 자전거는 평소 친숙한 핸들이 아닌 싸이클용 핸들을 하고 있다.
아직 많이 익숙하지 않는 모델이기에 계속적인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잡으니 손이 아파왔다.
하지만 죽지 않으려면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무사히 토함산을 넘어 4번국도로 접어 들었고 골굴사가 위치한 14번국도와의 교차로에 도착을 한다.
점심식사가 늦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식당이 보이면 들어가 보기로 했다.
마침 그곳에 손자장면집이 있어 들어가 물어보았으나 카드로는 계산을 못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골굴사로 향했다.
골굴사까지는 아주 가까웠다.
골굴사 입구에도 식당간판이 보였으나 장사를 하지 않았다.
자전거로 골굴사입구를 지나 가능한 계속 들어갔다.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할 곳까지 가서 자전거를 화장실 옆쪽에 세운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절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또 다시 이것 저것 질문을 던졌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는 카메라와 GPS만을 챙겨 절로 올라갔다.
절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경사가 엄청나게 심하다.
12곳의 석굴이 있고 각각에는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암벽면의 가장 위쪽에는 마애여래좌상이 세겨져 있다.
밑에서 볼 때는 몰랐지만 위로 올라가서 보니 더더욱 아찔하다.
서로 떨어져 있는 석굴로 이동하기 위해선 밧줄을 잡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꼭대기에서 본 전경도 아주 좋았다.
오늘 일정이 아직 많이 남았고 구룡포까지 가야했기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했다.
또한 골굴사의 큰절이라고 하는 기림사는 시간관계상 가지 못했다.
그렇게 골굴사 관광을 마치고 감포가는 길에 있는 감은사지터로 출발을 한다.
조금전 지나왔던 교차로에서 감포방향으로 좌회전을 한다.
토함산을 내려와서 이 곳까지는 아주 평탄한 길이다.
이후로도 큰 경사는 없는 아주 일반적인 길이었다.
길은 가다 다시 점심을 먹기위해 식당을 찾아본다.
얼마가지 않아 칼국수집이 있었지만 역시 카드는 안된단다.
길을 조금 더가니 감포방향과 울산방향으로 나누어 진다.
감은사지는 이곳에서 울산방향인 929번 국도로 가야했다.
울산방향인 오른쪽으로 들어가 조금을 가다보니 중국집이 보였다.
자전거를 세우고는 안으로 들어가 물어보았으나 역시 카드는 NO.
하는수 없이 밖으로 나와 감은사지로 향했다.
길은 역시 왕복 2차선 도로였으며 길 옆으로는 논과 밭들이었다.
중국집을 나온후 5km정도를 달려 감은사지터에 도착을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구로 들어가 보았으나 이 곳에는 식당이 없다.
다만 컵라면등을 파는 가게 서너곳이 보일 뿐이다.
일단 점심 먹는 것을 포기하고는 절터로 올라갔다.
아까 골굴사에서도 보았던 일이지만 이런 곳에서 담배를 피며 관람을 한다.
참으로 몰상식한 행동이다.
골굴사에서는 외국인과 같이 이야기를 하며 절을 내려오며 담배를 피고 있었다.
사찰내에서 금연은 기본이 아닌가.
하지만 사람이 많지 않았고 조금 기다려 사람들이 자리를 뜨자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런데 잠시후 주차장에 10대가 훨씬 넘는 버스들이 들어와 학생들이 절터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불국사에서 처럼 이 곳도 곧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린다.
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이었다.
학생이고 교사고 할것 없이 문화재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사진 찍기에 열중한다.
주춧돌로 보이는 돌위로 스스럼없이 올라가 사진을 찍는다.
참으로 어린학생들이고 성인이 다 되어가는 학생들이고 간에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낳은 부작용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는 수 없이 학생들이 철수하기를 기다렸다.
그리 오래지 않아 학생들과 교사들은 물러갔고 나는 조용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음 여행지로 출발을 한다.
다음 여행지는 문무대왕릉이다.
문무대왕릉에 관해서는 다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감은사지는 문무왕의 아들인 신문왕이 부왕의 뜻의 받들어 완성한 절이다.
또한 잠시후 가게될 이견대도 부왕의 무덤인 문무대왕릉을 지켜보기 위해 아들이 만든 장소이다.
예전 감포에서 울산으로 지나가며 본적은 있지만 자세히는 보지 못했다.
감은사지를 출발하여 조금 달리자 길이 갈라졌고 울산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몇 분을 달리자 문무대왕릉이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하지만 달랑 알림판 하나만 서 있을뿐 주변은 전부 횟집에 건어물을 파는 가게뿐이었다.
수중왕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 굿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동시에 3곳에서 말이다.
그렇게 홀로 쓸쓸히 왕릉을 지켜보고는 이견대로 출발했다.
문무대왕릉에서 이견대까지는 거리가 가까웠다.
원래의 이견대는 없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1979년도에 신라 양식을 추정하여 이견정을 새로 만들었다고 나와 있었다.
조금은 초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곳에 올라 문무대왕릉을 바라보며 잠시 감상을 한다.
날이 서서히 어두워 지고 있었다.
아직 가야할 길도 많이 남았고 아직 점심도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은 5시 반이 넘은 때였다.
오늘은 모텔에서 잠을 잘 예정이었기 때문에 저녁을 늦게 먹겠다고 생각하고는 점심을 먹기로 한다.
그리고는 감포로 출발을 한다.
날이 어두워진 관계로 후미등에 불을 켰다.
그리고 앞쪽에도 불을 밟혔다.
그리고는 식당을 찾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15분정도를 달렸을까 식당간판이 눈이 들어왔다.
일단 자전거를 세우고는 안으로 들어가 먼저 카드사용유무를 확인했다.
사용이 가능하단 이야기를 듣는다.
이제야 살았구나라고 생각을 하고는 밖으로 나와 자물쇠로 자전거를 잠궈두고는 가방을 챙겨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없다.
먼저 메뉴판을 받아서 주문을 한다.
그런데 1인분 음식으로 주문가능한 것이 두종류뿐이다.
하는 수 없이 갈비탕 하나를 시킨다.
그리고는 지도를 꺼내어 어디서 오늘밤을 보낼지 생각을 해 보았다.
조금 피곤한지라 감포에서 쉬고 싶은데 그러면 내일 일정에 다소 무리가 올 것 같았다.
하는수 없이 식사를 하고는 조금 더 달리기로 한다.
어짜피 지금 식사를 하면 밤늦게 밥을 먹어야하니 힘을 좀 더 쓰기로 한다.
여행 출발전 되도록 해가 지고나면 자전거운행은 자제 하려고 했었다.
오늘은 관광을 하느라 보낸 시간이 좀 많은 이유로 조금 늦게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식사에 딸려 나온 반찬이 아주 많았다.
처음에는 밥 한공기가 적을 것 같아 더 시키려다 반찬을 다 먹으면 배가 부른 것 같아 그냥 먹었다.
역시나 밥과 밥찬 뼈에 붙은 고기까지 다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나는 음식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거의 모든 음식을 남김없이 먹었다.
5,000원 치고는 아주 푸짐한 갈비탕이었다.
그리고 다시 지도와 GPS를 보며 남은 거리며 가야할 도로를 체크해 보았다.
빈물통에 물도 채우고 약간의 휴식을 가진후 카드로 계산을 하고는 밖으로 나온다.
계산하며 직원에게 현금을 뽑을 수 있는 곳을 물어 보았다.
감포가는 길에 있기는 한데 정확하게 위치는 알지 못했다.
일단 길은 가다 보이면 들어가고 아니면 감포에서 찾자고 생각을 하고는 출발을 한다.
밖은 완전하게 어둠이 깔려 있었다.
앞뒤로 불을 밟히고는 감포로 향했다.
역시나 31번 국도는 왕복 2차선이었다.
감포까지는 대략 15km정도 되는 거리였다.
길은 완만하게 경사가 조금 있었다.
길을 어느정도 가다 주유소가 보여서 잠시 자전거를 세웠다.
그리고 칫솔에 치약을 바르고 화장실로 향했다.
이를 닦고는 세수를 하고 잠시 휴식을 가진다.
그리고 다시 감포로 향했다.
감포에는 별 어려움없이 도착했고 수협을 보고는 들어가 돈을 인출했다.
그리고 다시 출발을 한다.
바닷가를 따라 가다 길을 잘 못들어 GPS를 보고는 다시 31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감포에서 구룡포까지는 대략 30km가 조금 안되는 거리였다.
경사가 없다면 2시간이면 충분히 갈수 있지만 아무래도 경사가 없지는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경사는 있었다.
더군다나 저녁이다 보니 피곤한 상태였고 국도변이라 조명도 변변하지 못했다.
다행히 나의 자전거 앞쪽에는 두 개의 라이트가 부착되어 있었다.
하나는 제품에 붙어 있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철티비시절 구입하여 가지고 있던 것을 연결한 것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이들에게 쌍라이트시스템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 성능은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내리막에서는 둘 다 밝았으며 오르막에서는 어둡지 않았다.
원래 달려있는 제품은 앞바퀴에 달려있는 허브에서 발전을 하며 불을 밝히는 시스템이었다.
하여 빨리 돌면 밝고 천천히 돌면 어둡다.
오르막에서는 하나가 더 있으니 그리 어둡지늘 않았다.
라이트는 어둡지 않았지만 주위는 어두웠다.
국도에 차가 지나가지 않으면 주위는 아주 어두웠다.
거기다가 오르막이 걸리면 죽음이었다.
주위에 아무로 없는 껌껌한 밤에 혼자 고개를 넘으면 조금은 머리가 서지 않겠는가.
그러다 차가 한 대라도 지나가면 안심이 되곤 하였다.
감포에서 구룡포까지는 대략 2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그렇게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야간 라이딩을 경험하여 9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 나는 구룡포에 무사히 도착을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텔 몇 개가 보였고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가서 가격을 알아본다.
1층에 자건거를 세우러 들어가자 남녀 한쌍이 모텔로 들어갔다.
나도 잠시후 2층 안내실로 올라갔다.
둘이냐고 물어 보며 4만원이라고 한다.
혼자라고 하니 그럼 건물 뒤쪽으로 온돌방이 있는데 3만원에 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카드로 결제를 하고는 짐을 옮겼다.
그리고는 자전거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방으로 옮긴다.
일단 화장실로 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는 저녁 찬거리를 마련하러 밖으로 나왔다.
건물 1층에 편의점이 있었지만 조금전 지나올 때 보니 슈퍼가 있을 것 같아 동네를 한바퀴 돌아 보았다.
그러자 꽤 커보이는 마트가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이것 저것 물건을 골라 계산을 하였다.
하지만 달걀은 낱개로는 팔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달걀을 빼고 구입을 한다.
밖으로 나오니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보였다.
거기서 달걀도 구입한다.
그렇게 모텔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 밥과 함께 먹고는 TV를 보며 맥주도 한잔 마신다.
그리고는 2시가 다 된 시각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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