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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세상/여행이야기

제주자전거여행 3.1 여행 최대의 위기가 찾아오다

잠이 든 후 간간히 잠이 깼다.
이유는 바람이 조금 불었었고 운동을 위해 해수욕장 주위를 걷는 사람들의 소리 때문이었다.
10시쯤으로 기억한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은 얼마 되지 않았다.
오래 내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비가 조금 내렸다 그치기를 몇 번 반복하였다.

새벽 3시 엄청난 빗소리에 잠을 깨고 만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하지만 기상예보에서 비는 많이 오지 않는다고 하였기 때문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고 계속 잠을 청했다.
하지만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내렸다.
한참을 내린 후 빗줄기는 가늘어졌다.
그렇게 비는 3시간 동안 엄청나게 퍼붓고 만다.
그래도 잠을 자야했기에 억지로 잠을 청하다 잠이 깨면 바닥은 조금씩 물이 불어나고 있었다.
마땅히 피할 곳도 없었고 텐트를 열고 밖으로 나간다면 더 많은 비가 들어올 것 같아 그냥 그대로 있었다.
비가 엄청나게 퍼붓는 통에 지퍼사이로 비가 들어왔다.
6시가 가까워지니 침낭의 절반이 물어 젖어 있었다.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가지를 못하니 전봇대에 묶어둔 자전거가 그 비를 고스란히 다 맞아버렸다.
참을성의 한계가 점점 다가오고 있을 그 때 비가 조금씩 그치고 있었다.
그리고 6시가 조금 지난 시각 비는 안전히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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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하늘을 살폈다.
금방 다시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우선 자전거를 살펴보니 멀쩡했다.
하지만 어제 오후 운행 중에 체인 쪽으로 판단되는 좋지 않은 소리를 들어 기름을 칠해둔 상태라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텐트안의 짐들을 하나 둘씩 밖으로 옮겼다.
가방 안에 있던 화장지들은 완전히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모두 버렸다.
옷들 또한 모두 물어 젖어 말려야 했다.
다행히 속옷과 양말은 비닐 안에 들어있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앞쪽 가방에 들어있던 관광지 안내 책자들도 안전히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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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짐들을 말리기 위해 일단 건물 2층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건물난간에 하나씩 널었다.
하지만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서 쉽게 마를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런 상태로는 여행을 계속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었다.
텐트에서 모든 짐을 빼고는 텐트를 옆으로 돌려 물도 빼냈다.
이제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대략 한 시간이 조금 넘게 말렸을까.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조금 기다려 보아도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았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방법은 하나 밖에 없었다.
건물 2층에 사무실이 있었다.
문은 잠궈진 상태로.
하지만 자물쇠가 아니라 문을 못으로 고정시켜둔 상태였다.
못만 빼낼 수 있다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마음이 다급해지니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할 수가 있었다.
짐을 모두 안으로 넣고는 자전거도 넣었다.
텐트도 해체를 하지 않고 들어서 2층으로 옮겼다.
최대한 비를 맞지 않게.
그리고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30여분이 지나자 비가 그쳤다.
하늘도 더 이상은 비가 올 것 같지 않았다.
우선은 젖은 속옷부터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짐들을 꺼내어 다시 난간에 널어 말리기 시작했다.
신발도 끈을 풀어 신고 다녔다.
그렇게 짐들을 널고는 늦은 아침을 먹었다.
라면을 끓여 어제 남은 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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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잠깐 해가 비치더니 계속 구름 낀 하늘이었다.
12시가 지나자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말릴 수 없는 여행물품들은 하나하나 닦아가며 정리를 하였다.
오후에는 해가 계속 나와 있었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 주어 젖은 물품들이 마르는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언제쯤 다시 길을 떠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었다.
2시가 넘어가자 다시 배가 고팠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말려 다음 여행지로 가는 길에 식사를 하고자 간식으로 배를 조금 채웠다.
텐트를 이리저리 돌리며 구석구석 말렸다.
자전거도 잘 말라갔다.
가방과 패니어가 다 마르자 조금씩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발로 말려두고는 맨발로 걸어다녔다.
4시쯤 되면 대략 정리를 하고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예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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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가 되어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는 샤워를 하러 샤워장으로 갔다.
아침에 물이 나오는지 확인을 해놓았었다.
물은 조금 차가웠지만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샤워를 하는 동안 밖에서 사람소리가 들렸지만 이내 사라졌다.
샤워를 마친 후 나머지 짐들을 정리했다.
건물난간 위 손잡이의 페인트 때문에 옷이나 침낭등 여기저기에 자국이 남았다.
하지만 이나마도 다행으로 생각을 해야 했다.
3시 반쯤 짐을 모두 1층으로 내리고는 2층 사무실문을 다시 원상태로 해두었다.
그리고 출발을 위해 자전거에 짐을 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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