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여행에서 돌아온 후 8일간 휴식을 취하며 여행기를 정리했고 제주에 관한 여행자료를 수집했다.
일본으로 자전거를 구입하러 가기 전 국내여행계획을 이미 대충 생각해놓고 있었다.
제주를 먼저 다녀온 후 경북을 갈 생각이었다.
9월말에 추석이 있었기 때문에 출발은 10월초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추석이 지나고 태풍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탕화면에 위성사진 위젯이 깔려 있는데 괌 부근에서 태풍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며칠 동안 진로를 관찰해 보니 한반도에 영향을 줄 조짐이 나타났다.
하는 수 없이 계획을 변경했고 동호회에 관련 글을 올렸었다.
그리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이 며칠 연장되어 10월 10일에야 경북으로 여행을 떠났다.
경북여행을 다녀온 후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여행기를 작성했고 제주여행을 준비했다.
여행을 출발하는 당일에도 글을 올렸고 그래서 시간이 아주 빠듯했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일본으로 떠날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때도 겨우 시간을 맞추어 집을 출발할 수 있었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경북여행기 뒤쪽은 조금 급하게 글을 올렸다.
그리고는 여행에 가져갈 물품들의 사진도 찍었다.
연안여객터미널로 조금 일찍 출발하여 가는 길에 있는 휴대폰A/S센터도 들릴 계획이었다.
휴대폰에 외장메모리를 꼽는 부분의 뚜껑이 떨어져서 메모리를 분실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였다.
하지만 출발시간이 다가오는데 아직 짐가방도 꾸리지 못하고 있었다.
출발시간이 한시간도 남아있지 않는 상황에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전거에 가방을 올리고는 끈으로 묶기 시작한다.
시간은 이미 5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A/S센터를 가기 위해서는 5시 전에 집을 출발했어야 했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끈으로 짐을 고정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그 순간 누나가 대문을 열고 들어왔다.
원래 누나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나는 이미 집을 떠나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작별인사까지 마친 상태였다.
다행히 누나가 도와줘서 끈으로 짐을 고정하고는 대문을 열고 자전거를 밖으로 끌고 나와 드디어 집을 출발하였다.
그때 시간이 오후 5시 38분이었다.
대략 500여 미터를 골목길로 지나간 다음 큰길로 나갔다.
시간이 촉박했던 관계로 처음부터 큰길로는 나가지 않았다.
집근처의 길은 아주 혼잡하기 때문이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는 시간이라 차들이 적은 편은 아니었다.
마음이 급한 상황이라 다른 생각 없이 오직 달려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계속 차도로 달리다 대티터널 근처에 도달해서는 인도로 가야만 했다.
터널을 지나 100여 미터를 달리자 컵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자전거를 멈추고 뒤쪽을 보니 끈이 조금 느슨하여 풀리면서 컵이 떨어진 것이었다.
2-3분 만에 끈을 조여서 다시 고정을 시키고는 터미널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는 집에서 출발한지 40여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각 터미널에 도착을 하였다.
자전거를 한쪽에 세워두고는 미리 예약해 두었던 표를 받고 계산을 한다.
예약은 3일전에 전화로 해둔 상태였다.
그리고는 승선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출입구 쪽으로 들어갔다.
내 것 말고도 두 대의 자전거가 제주행 배에 몸을 맡기려 하고 있었다.
입구는 조금 좁은 느낌이었다.
자전거 양쪽으로 짐가방이 붙어 있는 나의 자전거가 겨우 통과하는 넓이였다.
입구를 통과하자 더 큰 문제가 나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입구는 2층이었고 배를 타는 곳은 1층이었다.
1층으로 가는 길은 계단이 유일한 통로였다.
일단 자전거를 계단 쪽으로 밀었다.
하지만 혼자 제어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다행히 남자 두 분이 자전거를 붙잡아 주셔서 들고 계단을 내려왔다.
그리고는 자전거를 배의 앞쪽 짐칸으로 가져가야만 했다.
짐칸에서 일하시는 분이 짐은 책임지지 못한다고 하기에 모든 짐을 다 내리고는 자전거를 기둥에 붙이고는 자물쇠로 고정을 하였다.
하지만 그 많은 짐을 객실까지 옮기려니 답답했다.
어쩔 수 없이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는 수고를 하고서는 짐을 객실로 무사히 옮겼다.
배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무슨 짐이 그렇게 많냐고 하며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객실에는 이미 여러 명의 아주머니들이 자리를 펴고는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방은 10인용이었는데 남녀가 같은 방을 쓰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남녀가 정확히 5명씩 배정되어 있었다.
그중 5분의 아주머니들은 같은 일행이었다.
그리고 남자 3명의 일행과 나 그리고 외국인이 한명 있었다.
나는 일단 짐을 대충 정리하고 아주머니들이 식사는 하는 동안 아주머니들께 동의를 구한다음 샤워를 했다.
짐을 옮기느라 힘을 썼더니 땀이 좀 많이 났다.
샤워를 마친 후 반바지에 반팔 옷을 입고 나왔다.
이것은 나중에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얼마 후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방을 비워두고 모두 이곳저곳을 구경하러 나가 버렸다.
그사이 나는 방의 사진을 맘 놓고 찍었다.
또한 TV 뒤쪽 콘센트를 꽂아 놓는 곳에 휴대폰과 충전지를 연결해 두었다.
배는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미 출발을 한 상태였다.
아주머니들은 구경을 하고 와서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TV를 시청했다.
나는 9시가 조금 지나서 컵라면에 김밥을 먹었다.
배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확실히 일본을 오가는 배보다는 등급이 낮아 보였다.
배에서 가장 큰 200인실 방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 누워 있었다.
따로 이불이 없었으며 베개와 신발장 그리고 세면대만이 보였다.
200명이 들어가 자기에는 작아보였다.
내가 머무는 10인실과는 그렇게 많은 비용차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서 제주도로 갈 때 이용한 배는 코지아일랜드호였는데 배안에서 컵라면과 과자 등을 파는 매점이 하나 있었다.
매점 옆에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오락기계가 몇 대 설치되어 있다.
또한 2층에 식당도 있었다.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잠을 청했다.
샤워 이후 나는 계속해서 짧은 옷을 입고 있었다.
방의 온도는 30도가 넘어서 그렇게 입고도 더웠다.
쉽게 잠을 청할 수 없어서 반팔 티셔츠까지 벗고 잠을 청했다.
방의 온도는 배가 제주도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32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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