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오후 4시 반이 넘었다.
일단 밖으로 나왔다.
고베도 장난이 아니다.
건물들이 아주 좋~아 보인다.
여기서 잠깐
삐까번쩍이란 단어를 사용할려고 했으나 삐까란 말이 일본어란다.
방금 알았다.
나의 계획은 일본 100배 즐기기에 나와 있는 것을 따라 기타노이진칸을 보고 비너스브릿지를 갈 예정이었다.
여기서 충고 한마디.
고베에 가시는 분들 버스를 이용하기 바란다.
100배 즐기기에 버스 타란 말만 했어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한 관계로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일단 우리는 걷기 시작한다.
대충의 방향을 잡고 북쪽으로 갈 계획이었다.
간사이여행 자료중 고베자료가 가장 부족했다.
나름데로 지도를 준비해 갔으나 산노미야가 워낙 번화가 인지라 기타노이진칸을 가는 방향을 단숨에 찾기는 어려웠다.
또한 번화가라 눈을 끄는 것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그래서 더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일본인을 잡고 대충의 방향을 물었다.
서쪽방향으로 가던 우리는 한 길 모퉁이를 돌아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갔다.
지나가는 길에 본인이 준비해간 것과 같은 지도가 안내표지판에 붙어 있었다.
이제부터 대충의 길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진 확실한 답이 없이 감에 의존한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성미카엘학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옆쪽으로 NHK방송국도 보인다.
이제 한숨 돌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NHK방송국을 보면서 신호등을 건넜고 우리는 계속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얼마를 갔을까 기타노이진칸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라가던 길 첫 건물에서 오른쪽(동쪽)이 기타노이진칸의 건물들이 있었다.
이미 시간은 5시가 넘었다.
그냥 눈으로 대충 건물들을 훑어보고는 비너스브릿지로 향했다.
방향은 이타노이진칸과는 정반대인 서쪽이다.
이때부터 우리는 엄청난 방황을 시작한다.
사실 출발전 조금만 더 준비를 했었더라면 그렇게까지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안 사실이지만 우리는 비너스브릿지 입구까지 거의 다 갔었다.
하지만 그 동네사람들은 잘 모르더라.
물어 물어 찾아가보려 하였으나 도통 모르고들 있었다.
나름데로 찾아보려고 여러바향의 길을 가보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산길 비슷한 곳도 올라가다 인적이 드물어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다시 차가 다니는 길쪽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시간은 이미 6시가 다 되었다.
지치기고 했지만 배가 고파왔다.
마냥 이곳에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지나던 길에 버서정류장이 보였다.
잠시 짐을 바닥에 놓고 쉬고 있으니 버스가 왔다.
버스 노선을 보고 탔는지 무조건 탔는지 기억이 없다.
하지만 지금의 기억으로는 7번이었던것 같다.
갔다와서 안 사실이지만 산노미야역에서 이 버스를 탔으면 10분안에 비너스브릿지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우리는 다시 산노미야역에서 내린다.
그리고 어느쪽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작정 다시 걸었다.
버스를 다시 타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노선도 모르고 탔다가는 그리고 말도 안 통하는데 더 고생할 것 같아 그냥 걸었다.
너무 허기진 상태에서 걷다 우리는 마그도나르도 즉 맥도날드를 발견했던 것이다.
간단히 배를 채우고 가자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매장으로 들어갔다.
분위기는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먼저 테이블로 가서 짐을 놓고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한후 주문을 한다.
하지만 지금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당시 세트를 주문했었는데 달랑 햄버거만 두 개를 준다.
당시 먹으면서 생각한 것이지만 햄버거+콜라의 세트가 아니고 햄버거 몇 개를 같이 주문하는 세트를 가리켰던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지껏 국내에서 그렇게 먹어본적은 없다.
우리는 각자 돈을 내밀었지만 동생의 돈을 먼저 받는다.
그리고는 나의 돈을 받지 않고 거스름돈을 준다.
그때 계산한 영수증이 나에게 없는지라 그때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아무튼 우리는 햄버거 하나씩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테이블위를 보니 재떨이가 있다.
실내 즉 식당안에서 흡연이 가능하다.
가끔 한국에서 식사후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많은 곳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한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잠시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우리는 다시 출발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정확한 지리를 모른체 길을 가고 있었다.
벌써 어둠이 깔린 거리라 더더욱 방향을 추측하기란 힘이 들었다.
목표는 야경을 보기위해 고베항으로 가는 것이었다.
비너스브릿지행은 실패했지만 이 번에는 꼭 찾으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걸었을까?
무언인가 보이기 시작했다.
뜻밖이었다.
우리가 본 것은 난킨마치의 입구인 장안문이었다.
난킨마치.
고베의 차이나타운이다.
부산 초량에 있는 차이나타운과 그 성격이 비슷한 듯 했다.
저녁이라 그런지 장안문은 조명에 빛나며 꽤 멋있어 보였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어 인물사진은 생략한 채 사진 몇 장을 찍었다.
문을 지나 들어가니 길 양옆으로 가게들이 길게 붙어 있었다.
그 중 한 곳에서 100엔을 주고 도넛같은 것을 하나 사먹었다.
그렇게 구경하며 계속걸어 난킨마치의 중앙부에 도착을 했다.
역시 사람들이 많았다.
고기만두로 유명한 집에서 만두를 사먹고 싶었으나 줄서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패스.
우리는 사진 몇 장을 찍고 고베항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얼마를 걸어가니 장안문같은 문이 하나 나온다.
장안문에 비해 많이 초라해 보였다.
그 문의 이름은 기억나진 않지만 남문이었다.
그리고 큰 길이 보였으며 길 위로는 고가도로가 있었다.
그 길 건너 고베항의 야경이 보였다,
드디어 도착했다.
우리는 조금 더 걸어서 행단보도를 건너 고베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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