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성산을 출발한다.
2층에서 짐을 내리고는 자전거에 올려놓고 끈으로 묶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민박을 출발해 다음 여행지로 출발했다.
그때 시각은 정확히 10시 39분을 지나고 있었다.
성산항으로 가는 길을 따라 달렸다.
모퉁이를 돌자 KBS제주송신소와 성산초등학교가 나왔다.
그리고 성산항으로 갈 수 있는 사거리에서 직진을 한다.
사거리에는 신호등이 없기 때문에 주위를 살펴 지나가면 된다.
바로 갑문다리로 진입을 했다.
성산에는 바닷물을 막아주는 갑문다리가 있다.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었다.
갓길이 없기 때문에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 찍기도 힘들다.
갑문다리를 빠져 나와 해안을 따라 계속 달렸다.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왼쪽에는 두산봉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바다와 우도가 보인다.
날씨는 아주 좋았다.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았다.
나는 바다를 바라보며 계속 달렸다.
잠시 후 종달항에 도착을 한다.
종달항에도 우도를 가는 배가 있다.
하지만 대합실의 크기는 성산항보다 많이 작다.
종달항근처에는 두산봉만한 높이의 지미봉이 있다.
계속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왼쪽으로 돌아가는 길을 따라 조금을 더 달리자 길이 확 꺽인다.
다리가 하나 나왔다.
왕복 2차선의 다리였다.
다리를 지나자 해수욕장이 있었다.
종달리해수욕장이었다.
화장실이 보여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는 볼일을 보고 나왔다.
그리고 얼마를 더 달리자 토끼섬이 나왔다.
토끼섬이 보이는 곳은 하도굴동이었다.
토끼섬 옆으로는 등대도 보였다.
그리고 몇 분 후 세화해수욕장에 도착을 한다.
세화해수욕장을 막 지나 세화항쪽으로 들어가는데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자전거를 붙잡고 있었다.
여행을 다니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평상복 차림으로 서로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계속 진행을 하자 조금 떨어진 곳에 성인 한 명이 자전거를 탄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등에는 엄청나게 큰 가방을 메고 말이다.
족히 60리터는 넘어 보이는 가방이었다.
장거리여행에서 피해야 할 것으로 알고 있는 짐을 가지고 다니는 방법이다.
가방이 무거우면 어깨 및 등에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에 많은 무리가 온다.
학생들과 같은 일행으로 보였고 나는 말을 붙이지는 않고 계속 달렸다.
세화항 깊숙이 들어가 보고는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돌아 나왔다.
잘 포장된 도로 양 옆으로 몇 개의 식당이 보였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으로 그냥 지나쳤다.
메뉴도 그리 좋아하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렇게 갓머리삼거리를 지나 12번 일주도로를 다시 만났다.
평대초등학교를 지나 한동초등학교가 있는 한동교차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지금까지 한 시간이 조금 넘게 달렸다.
앞으로의 진로도 지도를 보고 확인해야 했고 허기도 졌기 때문이었다.
간식을 먹으며 잠시 지도를 보며 관광할 만한 곳을 알아본다.
5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을 한다.
몇 백 미터 달리지 않아 길 안쪽에 있는 건물 앞에 외국인에 누군가에게 무엇을 물어보는 것 같았다.
자전거도 보였다.
자전거여행객이란 생각이 들었다.
달리는 와중에 고민을 한다.
외국인이 나이든 어르신한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자전거를 세우고 도움을 줄 것인가 그냥 갈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이미 그곳에서 멀어져 있어 어쩔 수 없이 계속 달리기로 한다.
그러는 와중에도 바다가 보이는 길 쪽으로 우회전을 해 달리고 있었다.
길 안으로 들어가자 풍력발전을 하는 큰 프로펠러들이 보였다.
일명 풍차해안도로이다.
제주에서 가장 많은 프로펠러들이 보였다.
그렇게 다시 해안을 따라 달렸다.
그리고 얼마 후 김녕해수욕장이 나타났다.
얼마를 더 달리자 누군가 나에게 인사를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네댓 명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나도 인사를 한다.
그리고 나에게 이것 저것 물어본다.
그리고는 자전거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내 자전거는 일반적인 자전거가 아니라서 모양이 조금 특이하게 보인다.
그래서 호기심을 가지고 불어본다.
나도 이것 저것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는 자전거여행에 관한 얘기도 나누었다.
그렇게 여행에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는 사이 조금 전 보았던 외국인이 자전거를 타고는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리고 등에는 엄청나게 큰 가방을 메고 있었다.
우리는 외국인을 보며 가방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다.
여행에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의견 일치를 보며 말이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카메라를 꺼내 나의 사진을 찍는다.
자전거를 계속 전진하며 사진을 찍었다.
내 자전거로는 아주 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그렇게 하여 성산에서 성판악까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그날 나는 사진 한 장 찍지 않고 여행을 했다.
어느덧 얘기를 마치고 작별인사를 한다.
하지만 아직 계속 같이 달리고 있다.
대화가 끝나자 모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나도 따라 속도를 내었다.
완만한 길이어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거이 비슷하게 계속 달렸고 그렇게 북촌삼거리를 지나 함덕해수욕장 입구에서 헤어졌다.
오늘 아침은 새벽 일찍 먹은 관계로 점심을 조금 서둘러 먹기로 했다.
그래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식당을 찾아보았다.
계속 전진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더 이상 식당이 보이지 않았고 거꾸로 돌아와 적당한 식당을 발견하고는 자전거를 세웠다.
오랜만에 들어온 중국집이 아닌 일반 식당이었다.
이미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로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점심시간대라 주위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단체로 식사를 하러 온 것으로 보였다.
아직 다 오진 않았지만 오지 않은 직원의 식사도 주문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메뉴를 보고는 비빔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식사가 나왔고 나는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는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보통 식사를 하고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그리 크지 않은 식당에 자리가 많지 않아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자전거를 가지고 근처에 조용한 곳으로 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300여 미터를 가자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해안가가 보였다.
그곳에 자전거를 세우고는 바다와 경계로 세워둔 담 위로 올라가 휴식을 취하며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략 15분 정도를 쉰 후 다시 출발을 한다.
바다가 보이는 해안가를 따라 계속 달렸다.
한적한 제주 도로였고 더군다나 일요일이라 거리는 아주 조용했다.
신흥리를 지나 조천리로 접어들었다.
GPS를 보며 가능한 한 해안을 따라 달렸다.
잠시 후 초천초등학교를 지났다.
얼마를 더 달려 신촌초등학교를 조금 못 미친 곳에서 다시 골목을 따라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GPS가 없었다는 생각 못할 일이었다.
신촌선착장을 돌아 다시 신촌초등학교 옆으로 빠져 나왔다.
옆에는 조천중학교도 있었다.
그리고는 신촌입구에서 다시 12번 일주도로를 만났다.
이제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으로는 밭들이 보였으며 왼쪽으로는 도로와 차들이 보였다.
도로 옆으로 난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다 길이 없어지면 도로를 따라 달렸다.
그리고 달리는 정면으로는 원당봉이 보였다.
삼양검문소를 지나 조금 달리다 다시 골목으로 들어갔다.
삼양해수욕장을 지나 선착장 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 나왔다.
바다를 따라 달렸다.
둠벵이교를 지나 달리자 길이 좁아진다.
그렇게 좁은 골목길을 달려 12번 일주도로를 만났다가 다시 골목으로 들어갔다.
바다를 따라 달리려다 바다는 잘 보지 못하고 주택가를 돌아 화북비석거리를 따라 오현고 앞에서다시 큰 도로를 만났다.
제주시 중심이 가까워져서 인지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도로도 넓었으며 차 또한 많이 다닌다.
12번 도로를 따라 약간의 언덕길을 오르자 제주교육대와 국립제주박물관이 보였다.
점심을 먹은 후 1시간 20여분을 쉬지 않고 20km정도를 달려왔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국립제주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박물관은 조용했다.
가끔 가족끼리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전거를 화장실 근처에 세우고는 화장실로가 볼일을 보고는 세수를 했다.
그리고 자전거에서 칫솔과 치약을 가지고 다시 화장실로가 이를 닦았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아 쉬었다.
그때 시각은 오후 3시가 조금 지난 때였다.
자리에 앉아 쉬며 다음 일정을 생각했다.
아직 정확히 어떻게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이른 것 같아 관광지를 들렸다가 한라산 쪽으로 갈까 생각을 해보았다.
일단 제주여객터미널을 돌아 삼성혈 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30여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을 했다.
박물관을 나와 6호광장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자 사라봉오거리가 나왔다.
오거리에서 우회전을 했다.
내리막이었다.
주택들이 많이 보였다.
내리막을 따라 길을 돌아 내려가자 더욱 심한 내리막이 나왔다.
내리막을 쭉 따라 내려가자 배들이 많이 보인다.
드디어 제주항에 도착한 것이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제주를 한 바퀴 도는 제주일주는 완성되었다.
제주항옆 도로를 따라 계속 달렸다.
첫날 지났던 용진교를 지나지 않고 좌회전을 했다.
그리고는 동문로터리로 향했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로터리는 사람들과 차들로 정신이 없었다.
해병대전우회에서 나와 주변의 질서를 정리하고 있었다.
로터리 지나 사람들을 피해 동명시장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외딴곳이었다.
잠시 지도를 본 후 다시 방향을 잡아 큰길로 나갈 수 있었다.
큰길 쪽으로 나가다 보니 제주종합시장이 보였다.
잠시 차가 없는 틈을 이용해 길을 건너 도로를 따라 달린다.
남문사거리가 나왔다.
차들이 많아 잠시 인도로 달렸다 사거리를 지나 다시 도로를 따라 달렸다.
제주시의 중심가를 관통해 한라산으로 가는 길이다.
칼사거리를 지났다.
삼섬혈이 옆에 있었지만 큰길에서 자전거를 달리며 쉽게 볼 수는 없었다.
광양사거리를 지나 세무서사거리를 지났다.
큰 도로라 버스들이 정차를 했다 출발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했다.
중앙여고사거리를 지나자 차들이 많이 줄었다.
지금까지는 경사가 약간 있었다.
하지만 제주여중고를 지나자 경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어를 조금씩 낮추어 속도가 점점 줄어들었다.
여전히 길은 넓었지만 차들은 더더욱 줄어 있었다.
아라초등학교를 지나자 주유소가 보였다.
주유소에서 여행 안내책자를 나누어 준다는 글을 보고는 책자가 비치되어 있는 곳에서 책자를 하나 가지고 나왔다.
하지만 그리 도움이 될만한 책자는 아니었다.
그리고는 얼마를 더 달려 목석원에 도착을 한다.
목석원 앞에서 대형버스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도로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래서 덤프트럭이 목석원 근처에 몇 대가 있었다.
나는 목석원의 관람보다는 휴식이 필요했다.
허기도 져서 간식을 꺼내 물과 함께 먹었다.
그리고 근처에 화장실이 없어 주위를 살펴보고는 몰래 소변도 보았다.
쉬는 동안 덤프트럭과 버스 몇 대가 내 앞을 지나갔다.
그렇게 15분 정도를 쉰 후 다시 출발을 한다.
끝없는 오르막은 계속되었다.
공사중인 도로는 차선도 없었다.
공사중인 중장비를 피해 달려야 하는 곳도 있었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덧 제주대사거리가 나왔다.
하지만 제주대학교는 보이지 않았다.
계속 직진이다.
지금 달리고 있는 길은 11번 도로이다.
정확히는 1131지방도이다.
주변에 건물이라고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길이었다.
그렇게 계속 오르막을 오르니 산천단이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나는 집에서 여행을 준비할 때 이곳에는 슈퍼나 편이점이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성판악으로 가는 길에 저녁거리를 좀 살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얼마를 더 달려 산로도로 입구 삼거리를 지나 관음교 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7분간의 휴식 후 다시 출발을 한다.
제주의료원을 지나 제주산업정보대가 나왔다.
산업정보대 입구를 막 지나고 있을 때 트럭이 도로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한라산 쪽으로 올라가며 조수석에 타고 있던 사람에 나에게 파이팅하며 외친다.
난 대꾸를 하지 못했다.
오르막을 오르며 힘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였다.
어느덧 고도가 500m를 넘고 있었다.
계속 오르막을 오르자 제주CC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하지만 나하고 상관없는 곳.
나는 계속해서 직진을 해서 달렸다.
날이 점점 어두워 지고 있었다.
그리고 기온도 떨어지고 있었다.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는 후미등을 켜고 자전거외투를 꺼내 입었다.
그리고 계속 달렸다.
차들은 점점 줄어 잘 다니지 않았다.
이내 곧 어두워졌고 자전거 앞쪽의 전조등도 켰다.
선글라스를 벗고 안경을 착용했다.
그리고 GPS의 불도 켰다.
도로에는 가로등도 거의 없었다.
경북여행 때처럼 거의 완벽한 암흑 속에서 나의 불빛으로 앞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가끔 지나가는 차들은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계속되는 오르막이라 자전거는 좌우로 갈지자를 그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차가 지나가면 갓길로 피하기 위해 용을 쓰고 있었다.
언제까지 오르막을 오르며 오늘의 목표지점까지 가야 할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무작정 계속해서 달렸다.
어느덧 고도는 700m를 넘어섰다.
그렇게 달리 750고지를 넘어서야 드디어 성판악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한 때는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하지만 주위는 깜깜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우선 자전거를 안쪽으로 옮겨 주차를 했다.
그리고는 물이 나오는 곳이 있어 물을 마시러 갈려고 했다.
하지만 자전거가 넘어진다.
화가 났다.
힘들어 죽겠는데 자전거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
순간 소리를 질렀다.
욕도 했다.
너무나 힘들었다.
그리고 배도 무지 고팠다.
다시 자전거를 세우고는 물을 마셨다.
그리고 텐트 칠 곳을 물색했다.
화장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설치를 한다.
하지만 불빛이 멀어 화장실 앞으로 텐트를 옮겼다.
저녁준비를 하고는 식사를 한다.
반찬은 아무것도 없다.
달랑 밥에 국뿐이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먹을 수 있는 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성판악휴게소로 자전거를 타고 오며 내가 예상했던 지역 어디에도 슈퍼나 편의점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잘 준비를 했다.
그리고는 라디오로 날씨를 듣고는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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