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 한글 이야기 세벌식 한글 이야기길위에서 2007/03/01 11:35 돛과닻 타자기를 처음 만지게 된 것은 군대에서였다. 먹지를 대고 공문서를 쓰고, 등사기로 주번명령지를 밀던, 특전대대 행정서기병 시절이다. 어느 날, 중고 레밍턴 타자기 1대가 대대 인사과로 내려왔다. 비록 중고이긴 했지만, 그 작고도 선명한 인자(印字)가 선사하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한 이태 가까이 그놈을 벗하며 살았다. 이른바 ‘독수리 타법’을 벗지 못하였지만, 일정한 속도를 확보할 무렵, 나는 만기 전역했고 이내 대학으로 돌아갔다. 이듬 해, 월부로 ‘크로바 타자기’를 한 대 샀다. 물경 10만원짜리였다. 자판을 외우고 능숙하게 다섯 손가락을 자유로이 쓰게 된 것은 당연한 일. 모두들 손으로 쓴 졸업논문을 낼 때, 타자로 가지런히 친 논문.. 더보기 이전 1 ··· 248 249 250 251 252 253 254 ··· 2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