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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다시보기

세벌식 390 글자판과 최종 글자판 비교 (퍼온글)

내가 한글문화원 연구원으로 일할 때 만든 "세벌식 390" 글자판과, 내가 한글문화원을 나온 후에 박사님께서 만든 "세벌식 최종" 글자판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내가 390 글자판을 고수하는 까닭은 내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감히 박사님께서 만들어 발표한 최종 글자판조차도 쓰지 않고 390을 고집하고 있다고 오해를 살 줄은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390 글자판과 최공 글자판에 대하여 글을 쓰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버렸습니다.
 
세사모 게시판에 올라 있는 게시물을 읽고 곧바로 글을 마저 썼으면 좋았으련만,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을 늦게야 써놓는 게으름을 양해 바랍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IBM 호환 PC를 사용하다 매킨토시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즉 MS Windows로 작업을 하다가 애플 맥 오에스 텐으로 작업 환경을 바꾸었습니다. 지금은 이주가 완전히 끝나다시피 하여 95%의 작업을 맥 오에스 텐에서 하고, 어쩌다 가끔 윈도즈에서 작업을 합니다. 맥 오에스 텐의 편리한 기능에 흠뻑 빠졌고, 윈도즈의 거추장스럽고 너저분함에 넌더리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세벌식 최종 글자판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사실 바꾸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주요 자소의 위치가 390과 최종 자판이 같으므로, 가끔 나오는 받침이나 기호 이외에는 차이를 느끼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다시 390 글자판으로 돌아오고 만 까닭은 맥 오에스 텐의 세벌식 글자판 지원이 어떤 입력기는 최종 글자판 지원이 불완전하고, 어떤 입력기는 390 지원이 불완전하여, 결국 390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세벌식 최종 글자판숫자 키와 기호 키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최종 글자판 사용자라 할 수 없습니다.

[세벌식 최종 글자판 배열: 시프트]



[세벌식 최종 글자판 배열: 넌 시프트]

세벌식 390과 최종 자판은 시프트 키를 누르지 않고 입력하는 한글 자판 배열은 완전히 일치합니다.

[세벌식 390 글자판 배열: 넌 시프트]



세벌식 390 글자판숫자 키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390 글자판 사용자라 할 수 없습니다.
[세벌식 390 글자판 배열: 시프트]




세벌식 글자판 사용자이기는 하지만, 390과 최종 글자판의 차이는 숫자 키와 기호 키의 다름에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배열의 세벌식 글자판을 사용하는 사용자라고 보는 게 더 낫겠다는 뜻입니다. 한글 입력만 세벌식 390이나 최종 글자판에서 입력하고, 숫자나 기호는 영문 글자판으로 전환한 다음 입력하는 사용자들까지 사실은 같은 세벌식 글자판을 사용하면서도 390 자판 사용자나 최종 자판 사용자로 다른 글자판을 사용하는 거처럼 구분해서 생각하거나 말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공 병우 박사님께서는 390 글자판을 발표하고 나서 전화번호나 금액을 입력할 때 숫자 키는 쉬프트를 누르고 입력하게 되어 있지만, 하이픈과 쉼표, 마침표는 쉬프트를 누르지 않고 입력하게 되어 있는 불편함에 고민을 거듭하고 계셨습니다.

즉 숫자와 기호(하이픈, 쉼표, 마침표)를 모두 쉬프트를 누른 채로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시면서, 글자판 배열 연구에서 문자키 못지 않게 중요한 숫자키를 맨 윗줄에 한 줄로 놓여 있는 영문 쿼티 배열보다 더 빠르게 입력할 수 있는 배열을 연구, 실험하시면서 만든 글자판 배열이 바로 두 줄로 된 숫자키의 세벌식 최종 글자판이었습니다.

저도 이 방식의 장점을 한글문화원에 있을 때 박사님께서 하신 실험 결과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다만 박사님께서는 문장 입력용 한글 배열 연구에 치중하신 나머지, 쉼표와 마침표가 두 번 할당되어 있는 점, 참고표나 따옴표 같은 기호가 중복되어 있는 점 등은 무척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런 문장 입력용 기호들은 문서편집용 프로그램에서 해 주면 되므로, 굳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키보드 배열에는 이중으로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제가 공 박사님을 곁에서 끝까지 연구를 보좌하지 못한 점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일부 세벌식 글자판 사용자들 중에서는 390 자판 사용자든 최종 자판 사용자든 한글만 세벌식 자판에서 입력하고, 숫자나 기호는 영문 자판으로 전환하여 입력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이런 분들은 세벌식 글자판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글 입력만 세벌식 자판에서 입력할 거라면, 세벌식 390 글자판과 최종 글자판은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390을 쓴다 최종을 쓴다 굳이 구별하여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냥 세벌식 글자판을 쓴다면 생각하시면 된다고 봅니다.

저같이 숫자와 기호까지 모두 세벌식 390 글자판에서 입력하는 사용자라면, 자신이 390 자판을 쓴다거나 최종 자판을 쓴다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세벌식 최종 자판의 숫자 입력 부분을 한번 연습해 보십시오. 상당히 효율적입니다. 또 세벌식 390 자판의 숫자 입력은 오른쪽의 숫자키 패드 배열과 99% 같기 때문에, 엑셀 사용에 상당히 효과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글 낱자소의 빈도 실험 자료도 없이 얼렁뚱땅 엉터리로 만든 두벌식 글자판만 한국 표준 공업규격으로 정해져 있는 현실이 하루바삐 세벌식 글자판도 표준 규격으로 인정되는 날이 오기를 갈망합니다.


[참고]
맥 오에스 텐 타이거(10.4)에 함께 들어 있는 한글 입력기의 세벌식 390 글자판을 사용하다, 어제부터 다시 하늘 입력기 UB(유니버설) 버전이 나와서 하늘 입력기로 바꾸었다.
하늘 입력기는 한영 전환 키에 <시프트+스페이스바> 키를 사용하므로 편리하다. 타이거에 들어 있는 한글 입력기는 <커맨드+스페이스바> 키를 한영 전환에 사용하므로, 약간의 조작을 해 주어야 <시프트+스페이스바> 키로 한영 전환을 할 수 있다.